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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12 생각들. (6)

생각들.

Humming 2 Ya N Me 2008/05/12 03:51


#1
좋지 않은 버릇 중 하나는 머리 속이 하얗게 된다는 것.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고 어휘력까지 떨어져 버린다. 바보가 되는 느낌이란건 그닥 유쾌하지 않다. 그 공기가 나를 압도하고 있어서 나는 내내 수줍음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그저 그런, 현명함도 없고 매력도 없는 여자가 되어버리는 순간의 자괴감이 아마 나는 평생이 걸려도 쿨한 사람이 될 수는 없겠구나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허나 분명한 것은 시한부일지언정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2
외출이 잦아졌다. 꽤 많이 걷고, 꽤 많이 생각한다. 요즈음은 햇살이 좋은 날이 많으니까. 여러가지 것들이 뒤엉켜서 잠시 한숨이 나오다가도 흐르는 바람과 손으로 전해지는 온기가 나를 다독여주는 그런 봄 날이 사랑스럽다. 나른한 햇빛 아래 회색빛 보도블럭 위를 바쁘게 지나가는 개미 한 마리도 차마 밟아버릴 수 없는 계절이 봄 이리라. 그러니 나의 마음도 밟지 말자.


#3
아무리 고민에 고민을 더해보아도 심장만큼 정직한 녀석이 없었더랬다. 포커페이스따위의 단어는 심장에게 해당하지 않으니. 눈빛을 읽을 수 없다는 건 상당히 두려운 일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죽여버렸다. 공허함일까 허무함 일까 남아있는 자들에게 다가갔을 쇼크 때문일까. 아무도 내게 말을 건내지 않는다. 그러니 진척이 더디다. 남은 자의 의식은 이미 누군가 같은 묘사를 하고 있었다,


#4
여전히
이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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